행복나래 가치날자
행복나래 뉴스레터
Vol.47 2020.03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코로나19 여파로 정보와 기사가 쏟아지는 요즈음, 정보와 소통으로부터 소외를 받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청각장애인이 그들 중 하나인데요, 문자통역으로 청각장애인의 정보격차 해소와 소통을 지원하는 에이유디(aud) 사회적협동조합을 소개합니다.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청각장애로 인한 문제는 소통의 문제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나타납니다. 학교에서는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교우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취업준비를 할 때에도 스터디를 하거나 학원을 가기 어려운 것은 물론 면접을 보기도 쉽지 않죠.

사회적으로는 청각장애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은 수어로 충분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어뿐만 아니라 문자나 다른 소통방식을 편하게 여기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희는 문자통역을 수어만큼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임을 사회에 제안하고 서비스하며, 약 34만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문자통역, 누가 어떤 용도로 사용하고 있나요?

기관에서 행사, 세미나를 하거나 회의를 할 때 문자통역을 요청하기도 하고, 개개인이 신청하기도 합니다. 학교수업에서부터 문화예술행사까지 비장애인이 활동하는 모든 영역에서 저희도 문자통역 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왜 많은 사람들이 소위 ‘덕질’을 하잖아요. 한 번은 콘서트장에 가서 문자통역을 한 적이 있어요.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장에서 문자통역 서비스를 받으며 가사나 멘트를 문자로 보기 때문에 좀 더 현장감 있게 즐길 수 있었다며 만족하셨어요.

게임방송 문자통역 자원봉사를 했던 것도 기억에 남아요. 게임을 좋아하는 청각장애인분과 이야기를 나누며 게임방송을 더러 본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텔레비전같으면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이 제공되는데, 게임 방송들은 자막이 제공되지 않잖아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LoL 게임을 좋아하는데 방송에서 페이커(프로게이머)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너무 궁금하다고 하시는거에요. 그 이야길 듣고 아프리카TV를 통해 게임 방송 문자통역을 서비스를 하게되었죠. 그 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문자통역 방송을 보셨나봐요. 청각장애인분들도 좋아하셨고, 게임업계에서도 필요한 서비스라는 점을 인식하게된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어떤 과정으로 문자 통역이 이루어지나요?

문자통역을 필요로 하는 내용을 한글속기 자격증을 가진 문자통역사가 직접 타이핑해 전달해주는 방식입니다. 현재 250여명의 조합원이 있는데요, 여기에 속한 문자통역사분들이 활동을 해주고 계세요. 서비스 신청이 들어오면, 저희가 매칭을 해주는 거죠. 문자통역사별로 분야가 정해져 있지는 않고 문의가 들어오는 분야에 친숙한 분들을 매칭하고 있습니다. 통역할 내용이 이공계라면, 이공계 출신의 문자통역사를 배정하는 것이죠. 하지만 대부분은 문자통역 전 열심히 공부하고서 참석합니다.

▲ 문자통역사가 에이유디 쉐어타이핑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청각장애인분들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마스크를 끼고 다녀야하니까, 입 모양을 보고 대화를 하지 못하게 되었어요. 또 개강이 연기되면서 대학교에서는 온라인으로 강의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일부분은 청각장애에 대한 배려가 없이 진행된 부분들이 있어요. 현장에서 듣는 것과 컴퓨터를 통해 듣는 소리가 다르다보니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아 하더라고요.

그래서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14개 대학교에 44개 ID를 무료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대학교에서는 현장강의를 들을 때에는 속기사가 옆자리에 앉아 문자통역을 해주고 있지만 원격으로 강의 방식이 바뀌다 보니 새로운 방안이 필요했죠. 그래서 쉐어타이핑을 통해 문자통역사가 강의를 함께 보며 문자통역을 해주고, 학생들이 문자를 통해 강의를 전달받는 형식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궁극적으로는 청각의 영역에 있어 아주 보편적인 사회를 이루는 것입니다. 청각장애로 인한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고, 여기에서 파생되는 사회문제들을 해결하며 모두가 행복한 소통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리고 의사소통 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싶어요. 문자통역, 수어통역 등 청각장애인이 선호하는 의사소통 수단을 어디에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죠. 법과 제도적 측면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리드하고, 의사소통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 되겠죠.

요즘은 비장애인 분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모델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어요. 후원이 아니라 좀 더 가까이에서 참여하고 네트워킹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이로써 청각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소통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